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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여론] 시간과 인력을 낭비한 절름발이 여론조사 - 한지환(법학ㆍ2)
[981호] 2008년 10월 14일 (화) 한지환(법학ㆍ2) .

 
한국남성학연구회 회원이다. 2008년 10월 1일부터 시작하여 이틀간 진행된 제5회 <성(性) 바로 알기 행사>와 관련해 글을 올린다.

학생처 학생과에서는 이 행사의 일환으로 최근 여러 대학에서 존폐 논의가 일고 있는 ‘보건공결제(保健公缺制)’에 대한 찬반 여부를 묻는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여론조사에 참여하기 위해 일부러 시간을 내어 행사장을 찾은 나의 눈에 들어온 것은, 투표함 바로 앞에 놓여있는 ‘보건공결제에 대한 여학생들의 의견을 묻는다’는 내용의 포스터였다. 안내를 맡은 학생도 보건공결제에 대한 여론조사에 남학생은 참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의아하게 생각되어 여론조사를 주관한다는 학생과에 전화를 걸어보았다. 포스터의 내용과 달리, 학생과 관계자는 남학생도 여론조사에 참여할 수 있다고 대답했다. 다시 안내를 맡은 학생을 찾아가 이 사실을 지적하자, 이 일을 맡은 지 얼마 안 되어 잘 몰랐다는 옹색한 변명만 늘어놓을 뿐이었다.


보건공결제에 대한 찬반 여부를 떠나, 보건공결제의 존폐를 논하면서 남학생의 의견을 배제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아도 납득할 수 없는 처사이다. 생리통을 이유로 한 여학생의 결석을 ‘공결(公缺)’로 처리해주는 보건공결제는 학점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남학생에게도 충분히 민감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문제이다.

즉 남학생도 엄연히 보건공결제 존폐 논의의 당사자인 것이다. 더군다나 현재 초ㆍ중ㆍ고등학교와 일부 대학교에서 시행되고 있는 보건공결제가 양성평등정책의 일환으로 시행되고 있는 제도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여학생과 함께 양성평등의 주체라 할 수 있는 남학생들의 의견을 묻지 않은 채 보건공결제의 존폐를 논한다는 것은 성학(性學, Gender Studies)계에서 말하는 양성평등 이념에도 어긋나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양성평등 이념은 어느 한 쪽 성(性)만을 위한 것이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의아하게 생각되는 것은 남녀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여론조사의 안내 포스터에 왜 ‘여학생들의 의견을 묻는다’는 내용이 적혀 있느냐는 것이다. 투표함 바로 앞에 이러한 안내 포스터가 놓여있는 상황에서, 필자처럼 이 문제에 각별한 관심이 있지 않는 이상, 어느 남학생이 여기에 관심을 표명하며 조사에 참여할 것인가? 그리고 여학생들의 의견만을 편파적으로 수렴한 이러한 ‘절름발이’ 여론조사 결과를 가지고 어떻게 보건공결제의 존폐를 공정하게 논의할 수 있겠는가? 결국 이번 여론조사를 주관한 학생과는 쓸데없는 시간과 인력만 낭비한 셈이다.


솔직히 문제의 포스터를 작성한 주최 측의 의도가 몹시 궁금하다. 주최 측 관계자가 가지고 있는 ‘양성평등 문제는 여성만의 문제’라는 구태의연하고 시대착오적인 사고방식이 문제의 포스터를 통해 드러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주최 측은 이번 일을 계기로 더 이상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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